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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6. 오늘도 자란다-20.11.23~11.24 에세이 오늘도 자란다 종이책 딩가딩 와이출판사 ★★★★★ 후기: 오늘도 아이들 얼굴을 보며 겨우 버틴다. 깔깔거리며 즐겁게 읽다가, 진지하게 정독해버린 에세이집. 아이들의 순수한 감정표현에 마냥 함박웃음이 지어지다가도, 열악한 근무환경에 혀를 내두르게 된다. 주변 지인들을 통해 이 일이 얼마나 힘든지 알고있었지만, 이렇게 활자로 옮겨진 속내를 듣는 것은 또 다른 감정을 느끼게 한다. 사랑, 슬픔, 분노 온갖 감정이 시시각각 흘러넘치는 이곳은 어린이집이다. 딩가딩의 생생한 목소리를 통해, 다수의 아이를 소수의 교사가 돌본다는 것이 얼마나 터무니 없는 일인지를 느낄 수 있었다. 질서를 배우는 아이, 신체를 통제하는 법을배우는 아이를 보살핀다는 것은 상당히 고된 일이다. 우리는 육아. 즉, 돌봄노동의 어려움을.. 2020. 11. 28.
184. 비단공장의 비밀-20.11.20 그림책 비단공장의 비밀 종이책 김유진 향 ★★★★★ 후기: 이토록 숭고한 삶이란 소장한 그림책 중 세로로 보는 그림책은 처음이 아닐까. 화려한 표지와 고양이 그림에 홀린 듯이 샀더니, 내용은 더 이뻐서 넋놓고 읽어버렸다. "달빛 하나, 이슬 한 방울, 햇빛 한 줌으로 세상에 펼쳐 낸 비단 한 폭" 이 얼마나 아름답던지. 밤 고양이들이 수만 가닥의 실을 빚어내고, 베틀에서 시간의 비단을 짜고, 낮 고양이들이 햇빛에게 줄 선물을 준비한다. 물 샐 틈 없는 완벽한 분업으로 밤과 낮의 공백없이 바쁘게 돌아가는 공장. 누군가는 검은 보석을 캐고, 누군가는 샘물을 캐고, 누군가는 붉디 붉은 빛으로 실을 물들인다. 달이 지고 해가 뜨고, 해가 뜨고 달이 지고. 저마다의 손으로 갖은 정성과 열정을 쏟아부어가며 비단 꽃.. 2020. 11. 22.
183. 아주 오래된 유죄-20.11.18~11.20 젠더/여성문제 아주 오래된 유죄 종이책 김수정 한겨레출판 ★★★★★ 후기: 여성을 위한 연대는 끝나지 않았다. '책과 책이 이어지는 꼬리'의 종착지를 드디어 만났다. 올해 읽었던 여성인권 관련 책들이 여기서 한데 뭉친다. 익숙한 사례, 익숙한 목소리, 익숙한 죽음, 익숙한 승리. 김수정 변호사가 여성인권을 위해 얼마나 오래 힘써왔는가를 느낄 수 있었던 책이다. 올 3월부터 (내 기준) 참 많은 책을 읽었다. 그 중 최대의 관심사는 여성인권이었다. 내내 미묘한 성차별을 인지하고 있었지만, 내 안의 뭔가가 폭발하듯이 깨어난 것은 미투운동이 확산되면서 부터다. 여기저기서 터져나오는 목소리들과 함께 분노하고 싶은데, 내 목소리는 너무 작고, 내 배경지식마저 너무 얕아서 주저하곤 했다. '잘 싸우려면 잘 알아야 .. 2020. 11. 22.
182. 나는 당신의 목소리를 읽어요-20.11.17 에세이 나는 당신의 목소리를 읽어요 종이책 김하정 arte ★★★★★ 후기: 나는 말하고 당신은 본다. 당신은 말하고 나는 읽는다. 목소리를 듣는 것도 아니라 읽는다니, 무슨 뜻일까? "나는 당신의 말을 보고, 당신은 나의 이야기를 읽으면 우리, 지금보다 더 가까워지지 않을까요?" 농인, 청각장애인 유튜버 '하개월'의 진솔한 목소리가 담긴 에세이 듣고 말하기가 아닌, 보고 말하는 소통을 만나보았다. 유튜버 하개월의 존재는 평소 팔로하고 있던 '이방인'님을 통해 알게 되었다. 이방인님은 농인, 청각장애인으로 사회에 존재하는 각종 편견과 불평등에 대해 가감없이 발언하는 분이다. ㅁ모 만화가의 잘못된 수어 연출을 두고 공개적으로 정정요구를 한다던지, 농인, 청각장애인의 눈에 비친 게임, '고요 속의 외침'이 .. 2020. 11. 22.
181. 공주와 공주는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대-20.11.15 그래픽노블 공주와 공주는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대 종이책 케이티 오닐 심연희 보물창고 ★★★★☆ 후기: 그토록 바라던 해피엔딩 제목이 아니었다면 둘 다 공주인것을 눈치채지 못했을 것이다. 공주라면 치렁치렁한 치마를 입고 왕자를 기다려야만 할까? 책 속 공주들은 용감하고 당당하다. 거인에게서 도망친 왕자를 놀리기도 하고, 고정된 성역할에 염증을 느끼기도 한다. 사실 '거인은 춤을 추고 있었고, 세이디 공주는 뚱뚱했으며, 아미라 공주는 모히칸 머리의 영웅이 되고싶었고, 왕자는 겁이 많았다'는 우리가 흔히 봐온 일반적인 동화와는 정반대의 모습을 보인다. 누군가에겐 허황된 이야기겠지만, 우리에겐 사회적 편견과 맞서는 이런 이야기가 필요하다. 공주가 공주를 구하는 영웅담이, 공주와 공주가 결혼하더라도 행복하게 살.. 2020. 11. 22.
180. 아무도 몰랐던 이야기-20.11.15 사회/여성문제 아무도 몰랐던 이야기 전자책 한국이주여성 인권센터 오월의봄 ★★★★★ 후기: 비로소 '알게 된' 이야기 올해 오월의 봄 책을 꽤 읽었고, 몰랐던(모른채 살아도 사는 데 큰 지장이 없었던) 세상을 여럿 만났다. 는 결혼이주여성들이 처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책이다. 아무도 몰랐다는 말은 다시 말해,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았다는 말이 된다. 선주민 여성들조차 가정폭력과 결혼제도로 부터 보호받지 못하는 실정인데, 이주여성들은 오죽하겠는가. 결혼중개업체의 잘못된 소개와 '돈을 벌기위해 위장결혼을 한다'는 낙인은 이주여성들을 궁지로 내몰았다. 번듯한 직장이 있고 시부모와 따로 산다는남편은 가난했으며, 모든 수익을 시누이가 관리했다. "노동력이 필요해서 널 데려왔다", "남편 말을 안듣는 아내는.. 2020. 11.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