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설 | 종의 기원 | 전자책 | 정유정 | 은행나무 | ★★★★★ |
후기
섬뜩하다. 라는 단어를 그대로 실감하게 해준 책.
섬세하면서도 군더더기 없는 문장 속에서 차디찬 기운이 손 끝을 타고 온 몸으로 퍼져나갔다.
예상했던 전개, 결말이었지만 만나본 적 없는 최고의 악인.
티끌한점 없는 완벽한 악인이 있다면 이런 모습일까.
작은 씨앗이 커다란 꽃을 틔우게 되기까지.
그 모든 과정을 눈과 머리로 좇아나갔다.
끝내 그가 완벽한 악으로 깨어났을때, 이 이야기가 끝이지만 끝이 아님을.
그리고 그의 발자취가 닿는 곳곳마다 비명으로 가득할 것임을 상상하며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여기서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사랑해 마지않는 발터 뫼르스의 책 구절을 인용하며 오늘 감상은 이쯤에서 마무리.
때로는 너무 많은 말이 감상과 여운을 해칠 수도 있으니까.
인상깊은 구절
▶인간은 악하게 태어난 것도, 선하게 태어난 것도 아니다. 인간은 생존하도록 태어났다.
생존과 번식을 위해서는 진화에 적응해야 했고, 선이나 악만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었기에 선과 악이 공진화했으며,
그들에게 살인은 진화적 성공(유전자 번식의 성공), 즉 경쟁자를 제거하고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었다.
이 무자비한 적응구조 속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들이 우리의 조상이다.
그에 따르면, 악은 우리 유전자에 내재된 어두운 본성이다.
그리고 악인은 누군가가 아니라 나를 포함한 누구나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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