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0년 독서기록

189. 치과 가는 길-20.12.01

by 독서의 흔적 2020. 12. 6.

그림책 치과 가는 길 종이책 남섬 ★★★★☆

 

후기: 사실 가장 무서운 건 영수증이란다.

해맑게 계단을 오르는 아이를 보면 마냥 웃음이 나오는 그림책.

어릴 땐 치과가 왜 그리 무섭던지. 한계단 한계단 치과가 가까워지면, 특유의 기계 소리에 잔뜩 긴장하곤 했다.

그랬던 나와는 달리 이 아이는 어쩜 그리 용감하고 겁이 없을까.

층층이 자리한 가게를 보며 "읽고싶다.", "맛있겠다."를 연신 외치며 씩씩하게 계단을 오른다.

마침내 치과에 도착한 해맑은 아이와 파랗게 질린 어른들의 선명한 대비.

치과에는 항상 겁먹은 아이들 울음소리로 가득했는데, 너는 어쩜 그렇게 호기심 가득한 눈빛을 뽐내는지.

"다음에도 같이와요!"하며 조잘거리는 작은 손을 맞잡으면 더이상 치과가 무섭지 않을 것 같다.

텅 비었던 잇몸에 어느새 새로운 이가 고개를 빼꼼 내민다.

조그만 이로 무엇을 먹을까. 그 조그만 이가 언제 자라서 다시 치과를 찾게 될까.   

눈물을 찔끔 흘리면서도 애써 태연한척 하던 아빠처럼, 너 또한 '하나도 안아프다'며 짐짓 형이 된 듯한 웃음을 보일까.  

사실 어른들이 치과를 무서워하는 이유 중 하나는 영수증에 찍힌 0의 개수 때문였는데.

"이 책을 읽는 여러분에게만 특별히 알려 드릴게요. 식은 땀 흘리는 어른을 만나거든, 나도 그랬노라고 다독여 주세요."

아무렴, 영수증이 대수냐, 이렇게 작은 손이 나를 이끌어주는 걸.   

 

+) 이곳저곳 호기심을 뽐내던 아이가 미용실은 조용히 지나가더라. 왜일까, 하고 곰곰히 생각해봤더니 아이도 아빠도

머리를 빡빡 민 상태였지 뭐야. 그러니까, 어차피 볼 일 없는 곳이니 무반응으로 지나쳤던거다. 그 작은 디테일 하나에

어찌나 웃었던지. 빵-!!! 하고 터져버렸다. 아주 귀엽고 재밌었다.  

 

 

키워드: 치과, 임플란트, 동물병원, 만화방, 중국집, 미용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