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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독서기록

39. 과학자는 전쟁에서 무엇을 했나-20.04.21

by 독서의 흔적 2020. 4. 21.

과학

과학자는

전쟁에서

무엇을 했나

전자책

마스카와

도시히데

김범수 동아시아 ★★★★★

 

후기 '과학자는 우선 인간이 되어야 한다'

노벨상 수상기념 강연에서 전쟁을 이야기한 마스카와 도시히데의 이야기.

저자는 과학과 전쟁은 뗄 수 없는 관계이며,

그는 과학자들은 연구에만 몰두하는 폐쇄성을 버리고 우선 일반인이 되는 태도를 지녀야 한다고 말한다.

전쟁은 과학자의 책임이라는 말이 아니라,

우선 인간이 되어 자신이 하는 연구가 사회에 어떤 문제를 야기하는지에 관심을 보여야 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과학자는 국가에 의해 강제적으로 연구를 할 수 밖에 없는 불쌍한 존재라고도 말한다.

전쟁이 발발했을시, 국가가 제일 먼저 찾게 되는 것이 과학자이기도 하며,

연구에는 막대한 돈이 들기에 시장의 원리에 의해 움직일 수 밖에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과학자는 사회와 뗄 수 없는 존재이다.

그들의 연구로 인해 사람들은 편리함을 얻기도 하고, 또 목숨을 잃기도 한다.

터널을 만들기 위해 만들었던 다이너마이트는 각종 무기를 만드는 데에 사용되었다.

이에 노벨은 큰 책임감을 느끼고, 인류의 삶에 이바지한 사람을 위한 노벨상을 만들게 된다.

에너지 개발을 위해 연구하였던 원자력 기술은 당시 전쟁중이던 강대국들로 인해 원자폭탄을 만드는데 사용되었다.

이 연구를 진행했던 다수의 과학자들은 원자력 폭탄의 위력을 감당할 수 없음을 알기에 끝까지 사용을 반대했다.

살중제로 개발한 독가스는 나치의 유대인 대량학살에 사용되었다.

이를 개발한 하버는 유대인이었으며, 결론적으로는 그의 연구로 인해 수많은 유대인이 목숨을 잃었다.

TV전파의 원활한 수신을 위해 사용했던 패라이트 도료는 미국으로 건너가 스텔스기를 만드는데 사용되었다.

이들에게는 전쟁의 책임은 없으나 사회적 책임이 있다.

 

사람을 살리기 위한 연구도 있었고, 사람을 죽이기 위한 연구도 있었다.

사람을 죽이기 위한 연구도 결국은 조국을 위한 연구이니 이 또한 사람을 살리기 위한 연구라고 해두자.

이 연구는 과학자들의 자의에 의한 것도, 강제에 의한 것도 있었다.

자신이 무슨 연구를 하는지 모르는 사람도 있었고, 오로지 연구 결과만을 위해 움직인 사람도 있었다.

저자는 이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과학의 폐쇄성 때문이라고 한다.

만약 한 연구로 무엇인가 발견되었고 그것이 악용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면

이는 명명백백하게 모든 것이 공개되어야 하며, 그것이 과학자들에게 주어진 책임이다.

하지만 상대국을 견제하기 위해 점점 더 과학은 폐쇄성을 띄게 되었고,

현재에 이르러서는 연구분야가 세분화 되었기에 각 연구자들은 본인이 하는 연구가

최종적으로는 어떤 식으로 이용이 되는지 모르는 경우가 부지기수이다.

때문에 과학자들은 일반인이 되어 과학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어떠한지 늘 경계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또한 그는 과학자가 응당 지녀야 하는 전후세대의 책임감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다.

17개의 관으로 이루어졌던 TV는 이제 1000개가 넘는 관으로 이루어져있고,

손쉽게 고칠 수 있었던 라디오와 전자기기들은 이제 그 분야의 전문가들만 고칠 수 있게 되었다.

과학이 발전 할 수록 일반인과 과학의 거리는 점점 멀어지게 된 것이다.

그러한 기술은 또 무기를 만드는 데 사용되고, 방위사업에 이용된다.

그는 국가의 지원에 기대야만 지속할 수 있는 것이 연구라지만,

부자인 연구를 지속할 바에는 가난한 연구를 하는 편이 낫다고 말한다.

연구와 사회를 한발자국 떨어져서 보는 바로 그 태도가 또 다른 전쟁을 용인하고 있다.

  

그런 저자가 원자로 시설을 무조건 폐기할 것이 아니라, 고갈되어가는 연료들을 생각하면

오히려 이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방법을 지속적으로 연구해야 한다고 언급한 부분은 꽤나 흥미롭다.

인간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라면 더욱 더 안정성 있게 개발해 나가는 것이 과학자에게 주어진 임무이다.

과학에서 시작해서 전범국인 일본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끝이난다.

그리고 아베 총리에 대해 언급하는 부분이 또 흥미롭다.

지금 자민당에는 아베의 폭주를막을 수 있는 사람이 없으며, 젊은 이들 중에는 정치에 관심을 갖는 자가 없다.

이대로는 일본이 언제든 전쟁이 가능한 나라로 바뀔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보인다.

하지만 아무리 국내에서 통제를 하여도 국제사회에서는 이미 부정적인 시선이 나오고 있다.

일본에서도 아베를 이만큼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이 있긴 하구나 하는 생각에 웃음이 나왔다.

 

저자는 책 전반에 걸쳐서 과학자는 인간이 되어야 하며, 우리는 평화를 위해 힘써야 한다고 이야기 한다.

그가 꿈꾸는 평화는 200년 후에나 볼 수 있을 지 모르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당장이 아닌 미래를 위해 끊임 없이 외쳐야 한다. 두번다시 전쟁이 일어나선 안된다고.

전쟁을 겪은 세대는 점점 사라지고 있으나 전후세대인 우리가 그 참혹함을 잊어서는 안된다.

평화를 외치는 사람들이 곳곳에 있어 지금의 삶을 유지 할 수 있기에 감사한다.

최근에 읽었던 <위안부 문제를 아이들에게 어떻게 가르칠까>에 이어서 다방면으로 사유 할 수 있었던 독서였다.

다만 아쉬운 것은 평화를 외치는 저자의 태도가 인상적이었기에 책이 좀 더 두꺼웠으면 하는 점이다.

 

인상깊은 구절

1. 개인적으로는 노벨상이 지나친 권위를 갖는 것은 곤란하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인류에 막대한 복리를 가져온 연구 성과라는 겉모양만 내세우고 그뒤,

그러니까 연구 성과가 독으로 사용될 가능성을 덮어 감출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2. 노벨의 갈등처럼 과학기술은 악용되면 인류를 파멸시킬 만한 마이너스의 요소를 갖고 있습니다.

자신이 개발한 과학기술이 악용될 가능성을 누구보다 빨리 아는 사람은 그 기술을 개발한 과학자 자신입니다.

노벨도 자신의 발명이 전쟁에 사용될 수 있다는 점을 일찍이 알았을 것입니다.

과학자는 인류에 도움 되는 성과를 발표하는 것과 동시에 이렇게 사용되면 위험하다고 경고할 의무도 있습니다.

 

3. 과학자의 과도한 자신감과 애국심이 결합하면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선을 쉽게 넘어버릴 수도 있는 것 같습니다.

 

4. 과학이 실용적으로 그만큼 힘을 갖게 된 것은 피에르 퀴리가 우려했던 것처럼 한층 더 군사적인 목적에 사용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기도 합니다. 말하자면 과학자 자신은 평화로운 목적을 위해 사회에 도움이 되는 수단으로 개발했지만,

실용적인 만큼 군사적인 목적에도 바로 이용되기 쉽습니다. 그 경향은 제 1차 세계대전, 제 2차 세계대전 또는 한국전쟁,

베트남전쟁 등 '전쟁의 세기'라고 불린 2-세기에 점점 더 눈에 띄게 되었습니다.

 

5. 영예로운 노벨상 기술도 이용가치가 있다면 전시에 국가가 이용합니다. 이것이 '과학동원' 입니다.

 

6. 이것을 저는 '과학 소외'라고 부릅니다. 과학을 이용하는 시장경제가 팽창하여 사람들은 그 성과를 누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과학의 유용성을 이해하는 사람이 팽창하고 있다고는 전혀 생각할 수 없습니다.

일반 시민은 과학으로부터 점점 더 멀어져 가고만 있습니다.

 

7. 그러니까 과학의 블랙박스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해도 되겠지요. 과학만이 아닙니다.

21세기에 들어와서 우리 사회는 점점 더 블랙박스화가 되어 '누가 어떤 일을, 무엇을 위해'하고 있는지

파악하기란 어려운 일입니다.

 

8. "과학자에게는 현상의 배후에 감춰진 본질을 꿰뚫어 보는 지혜가 있어야 한다."

사카타 선생의 말씀입니다. 크게 동감합니다. 지금이야말로 과학자에게는 본질을 꿰뚫어 보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 지혜는 자신의 아이나 손자를 미래 어떤 세계에 살게 할 것인가 같이 책임을 갖고 생각하는 것에서 시작되지 않을까요.

 

9. 과학자뿐만 아니라 일반 사람들도 정부가 특정비밀보호법을 방패 삼아 무엇을 하려는 것인지 더 깊이 생각해보는 게

좋겠지요. 이 법률의 가장 큰 문제는 특정비밀보호법이 무엇을 비밀로 하는가를 우리들이 전혀 알 수 없다는 것입니다.

군사 개발이든 과학자 동원이든 이 법률이 있으면 국민에게는 비밀로 하고 무슨 일이든 할 수 잇습니다.

우리들의 눈이 닿지 않는 곳에서 몰래 일이 진행되는 것은 무서운 일입니다.

 

10. 과학이 그 지혜를 수천 년에 걸쳐 쌓아온 것처럼 그것을 이어받는 사람들이 있는 한 평화를 향한 기억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지금 하지 않으면 후회할 거야 하는 마음이 커지기만 합니다. 아무리 거센 비판을받더라도 저는 앞으로도 이 지구상에서

전쟁을 없애기 위한 메시지를 계속 전하겠습니다.

 

키워드 : 전쟁, 과학, 원자폭탄, 특정비밀보호법, 노벨상

 

꼬리(연결고리) :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아이들에게 위안부 문제를 어떻게 가르칠까?

-전후 세대는 이 시대를 살아갈 아이들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하는가.

전쟁을 신성화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참혹함을 알려주면서 평화를 이야기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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