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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독서기록

27. 꿈꾸는 책들의 도시(그래픽노블)-20.04.08

by 독서의 흔적 2020. 4. 9.

그래픽노블

꿈꾸는 책들의

도시 1, 2

종이책 발터 뫼어스 전은경 문학동네 ★★★★★

 

후기 '여기서 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최근 정신적으로 힘든 책만 잔뜩 읽었더니 힐링이 좀 필요해서 최후의 최후까지 아껴뒀던 책을 꺼냈다.

정발 소식 듣고 기뻐서 날뛰었던게 엊그제 같은데... 뜯지도 않은 비닐을 조심스럽게 하나 둘 벗겨냈다.

'발터 뫼어스 글.그림' 발터 뫼르스에 익숙해서 아직도 >뫼어스< 가 입에 안 붙고 어색하다. 
초판본을 접한게 13년쯤 된 것 같은데... 처음 읽고나서 좋은 책이라며 같은 반 친구들한테 여기저기 추천하고 다녔던 기억이 난다.

현실에서 도피하고 싶을때 마다 읽었더니 지금도 눈 앞에 부흐하임이 생생히 그려진다.

이쪽 페이지에서는 미텐메츠가 숨쉬고 있고, 저쪽 페이지에서는 부흐링이 숨쉬고 있고, 가죽 동굴도 있네...!

활자를 넘어 머릿 속으로 더듬거리며 상상하던 풍경들이 곳곳에 펼쳐져 있으니 이게 꿈인가 생시인가 싶었다. 
특히 기대한 부분이 333페이지랑 잊힌 시인들의 공동묘지, 벌이 올라간 꿀벌빵이었는데,

이 부분들은 간략하게 훑고 지나가는 정도라 아쉬웠다.

'당신은 방금 독살되었습니다' 페이지를 손이 닿지 않게 아슬아슬하게 넘기는게 얼마나 짜릿한데요. 작가님 잊으셨나요? 

시인들의 공동묘지에서 지인을 발견한 미텐메츠의 슬픔과, 토스트 먹다가 벌침에 쏘이는 그 우스꽝스러움도요.

아쉬운 점을 꼽자면 더 있겠지만, 사치스러운 불평불만이므로 이쯤에서 접어두도록 하자.

제일 기대하던 부흐링이 미텐메츠를 미텐메츠에게 소개하는 장면은 정말이지...! 과장 조금 더해 눈물콧물을 쏟았다.

늘 그리고 그리던 부흐하임과 지하도시. 잠시나마 꿈을 꾸는 것 같았다. 다 읽고 나니 부흐링들 처럼 나도 배가 부르네.

책도 꿈을 꾸고 나도 꿈을 꿨다. 책으로 그릴 수 있는 최고의 환상소설이다. 

소설은 소설대로 상상하며 읽는 맛이, 그래픽노블은 또 그 상상이 구현된걸 보는 맛이 있어서 만족스러웠다.

시녀이야기도 그래픽 노블이 나왔다던데, 갑자기 궁금해지네요. (아직 소설도 안 읽었음)
발터 뫼르스의 펜화에 색을 입히니 등장인물들이 2% 정도 멍청해 보이는건 조금 많이 아쉽다.

3D 모델링은 소설 삽화에서 툭.하고 튀어나온 것 같았는데... 그래도 그 외 배경이나 구성이 커버해주니까요.

그나저나 캡틴 블루베어 컬러 일러스트판이랑 기타 절판된 책들 다시 안나오나요.

차모니아 시리즈 두개만 더 소장하면 컬렉션 완성인데... 정신 차리고 보니 죄다 절판이라 땅을 치면서 울고 있다.

출판사 여러분들... 이렇게 간절하게 기다리고있어요오... 좋은 소식 들려주세요....

 

사족

이러니 저러니해도 내 최애 판타지 소설, 최애 판타지 작가다.
차모니아 세계관 아주 많이 사랑합니다.

루모도 그래픽 노블로 나왔으면 하는 작은 소망을 품어본다.
그리고 발터 뫼어스 버전 스케치 원본판도 책으로 나오면 좋겠네요....
그 기묘한 펜선이 주는 느낌이 또 색다르거든요.. ㅠㅠㅠ

 

키워드: 책, 그림자 제왕, 지하도시, 부흐링, 책 사냥꾼, 오름, 작가

 

꼬리(연결고리) : 루모와 어둠 속의 기적

-차모니아 세계관이 어떻게 이어지는지 살펴보는 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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