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 장수탕 선녀님 | 종이책 | 백희나 | 책읽는 곰 | ★★★★★ |
후기 '선녀님 요구룽 좋아하세요...?'
제일 처음 접한 백희나 작가님 그림책은 달샤베트였다.
그때가 작년이었고, '와 정말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작가님이구나' 싶었다.
그리고 2020년 올해. 작가님이 아스트리드 린드그랜상을 수상하셨다.
돌려받지 못한 구름빵 저작권을 생각하면, 또 다시 슬픔에 빠졌을 작가님을 생각하면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었다.
당시 인터넷 서점계의 양대산맥들은 어떻게 홍보를 했느냐.
자주 애용하던 알라딘은 버젓히 구름빵을 홍보대열에 올려뒀었다.
예스는, 내가 계속 주시한 초반에는 구름빵이 목록에 없었다.
(찾아보니 지금은 두 곳다 구름빵을 제외했다. 여론을 의식했거나, 출판사 주관 이벤트라서 그런듯하다.)
예상은 했지만 이때다 싶어서 책 팔기 급급한 모습에 어찌나 화가 나던지.
이때 내가 찾았던 한 반응이 충격적이었는데, (물론 이 글을 쓰신분은 죄가 없다.)
'저작권 일로 고생하신다고 들었는데, 상금으로 보상받으셨네요. 상금이 꽤 많던데 축하드려요.' 였다.
한ㅅ수ㅂ이 '책으로 벌어들인 인세 얼마 되지도 않는다'고 꾸준히 언론플레이 한 결과물이다.
그리고 수상으로 다시 저작권 이야기가 불거지자 한ㅅ수ㅂ은 어떤 태도를 취했느냐.
가관이었다. 입장문을 출판협회(?)에 보내버렸다. 한가지만 하지 않는 출판사이다.
구름빵 저작권이 백희나 작가님께 돌아가지 않는 한 한ㅅ수ㅂ 책을 불매할 생각이다.
(공교롭게도 애정하는 그림책 중 한권이 이곳 책이다. 사건을 알기전에 샀지만 몹시 찝찝한 상태.)
사설이 길었는데, 수상기념으로 예쁜 굿즈들을 증정하길래 핑계삼아 <나는 개다>, <장수탕 선녀님>을 구매해보았다.
사실, 장수탕 선녀님은 최후의 최후로 남겨둔 책이었다. 표지에 있는 선녀님 표정이 너무 무섭더라구요...
책을 읽는 동안에도 과장스런 표정과 묘사들이 무서웠지만, 왜 다들 '백희나. 백희나' 하는지 충분히 알았다.
과장된 표정은 어린 독자들이 이야기에 몰입하게 해주었을 것이고,
일상 속에 살짝 가미된 판타지는 어린 독자들의 상상영역을 넓혀주었을 것이다.
당장 나만 해도 목욕탕으로 달려가 냉탕에 뛰어들고 싶어졌다.
날개옷을 잃어버려 냉탕에서 살게되었다는 선녀님은 얼마나 외로웠을까.
선녀가 목욕하려 내려온 폭포가 목욕탕이 되고, 그 목욕탕이 오래된 목욕탕이 되기까지 많은 시간이 흘렀다.
선녀님은 냉탕에서 노는 법을 아주 많이 알고있었다는 아이의 말,
손님들이 많이 먹는 요구르트(요구룽)가 무엇인지 모른다는 선녀님의 말이 슬펐다.
냉탕에 오래있는 아이들만이 볼 수 있는 선녀님이라면, 우리 모두 한번쯤 선녀님을 스쳐지나가지 않았을까.
냉탕에 들어와 폭포수를 맞던 할머니들이 어쩌면 선녀님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렇지 않다면 그 차가운 물을 견뎌낼 수 있을리가...(몹시 진지한 상태)
아무튼, 아이가 이제 선녀님의 존재를 알았으니, 선녀님이 외로울 일도 줄어들 것이다.
엄마는 아이 때 밀 수 있어서 좋고, 아이는 냉탕에서 놀 수 있어서 좋고, 선녀님은 외롭지 않아서 좋고. 일석 삼조네!!!
이 책은 어른의 시선 98%에 아이의 시선 2%로 읽었다.
읽는 순간보다 읽고나서가 더 따스했던 책이었다.
선녀님 저도 냉탕좋아하고, 요구룽 잔뜩 사드릴 수 있는데 제 앞에도 나타나 주세요.
키워드: 목욕탕, 날개옷, 선녀님, 요구룽, 냉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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