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독서기록

20. 파워-20.03.27~03.28

독서의 흔적 2020. 4. 7. 18:08

영미소설 파워 종이책 나오미 앨더만 정지현 민음사 ★★★★★

 

후기 '우리가 바라는 것은 힘이 아니라 평등'

도입부를 읽었을때 이게 뭔소리냐 싶었는데, 다 읽고나서는 멍 했다.

황급하게 앞 장으로 돌아오고 나서야 이것이 엄청난 책이란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그러니 여러분은 출판사가 제공하는 책소개를 열심히 읽도록 하십시오.(반성)

먼 훗날. 가모장제가 된 세상. 남류작가인 닐이 나오미에게 한 원고를 보낸다.

오천년 전에는 가부장제 사회였으며, 여성들이 파워를 갖게되면서 점차 현대사회와 같은 형태를 갖추게 되었다는

황당한 주장을 내세워 쓴 역사소설이었다.

정확한 시점은 추측할 수 없지만, 여성들에게 타래가 생겼고파워를 인지하고

그 힘을 쓰게 되면서 사회구조가 변하기 시작했다는 이야기였다.
약자로 취급당하던 여성들은 파워를 통해 단숨에 강자로 등극했고, 순식간에 전세가 역전되었다.

여성이 겪던 차별을 이제는 남성이 겪고, 성추행에서 안전할 수 없었으며 불안에 떨게된다.

밤길은 더 이상 안전하지 않았고, 혹시나 험한 일을 당하면 '그러게 조심했었어야지.' 소리부터 듣는 것이다.

이미 우위에 있었던 남성들은 그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가진 것들을 하나 둘씩 잃으며 자신들이 약자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이 무척이나 치욕스러웠으리라.

하나 둘 해방감을 느끼던 여성들은 이제 남성들을 지배하고자 한다.

그들은 이제 막 힘을 갖게됐을 뿐, 남성에게는 그간 쌓아온 재력과 막강한 힘이 있었다.

지키려는 자와 올라서려는 자. 서로를 향한 폭력은 또 폭력을 낳고, 그러다 대변혁을 불러왔다.

이것이 닐이 주장하는 오천년전 역사였다.

"젠더는 셸 게임입니다. 남자가 무엇입니까? 여자가 아닌 모든 것이 남자죠. 여자는 무엇입니까?

남자가 아닌 모든 것이죠. 두드려 보면 그 안이 텅 비었음을 알 수 있어요. 껍데기 아래를 보세요. 아무것도 없습니다."
결론적으로 그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젠더를 떠나 결국은 힘있는 자에 의해역사가 각색되고 편집된다는 것이었다.
미친소설이다. 라고 표현 할 수 밖에 없다.

단순히 미러링하는것을 지나 젠더라는 경계를 허물어버렸다.

어쩐지 읽는 내내 통쾌하면서도 찝찝하다 했다.

힘을 가졌다해서 마음대로 휘두른다면 그간의 남성들과 다를게 무엇인가.

앨리와 록시, 타티아나, 마고에 응원의 목소리를 보내면서도 툰데에 이입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그런 이유에서 였겠지.

성폭력을 당하고, 원고를 빼앗기고, 두려움에 떠는 모습을 보며 마냥 통쾌해 할 수가 없었다.

그러니까 우리가 진정 바라는 것은 힘이 아니라 평등이다.

남녀노소 안전하게 다닐 수 있고, 죄를 저질렀으면 동일한 형벌을 받아야 하고, 도전의 기회가 동등하게 주어지는 그런 평등 말이다.
아래로 내리찍는 파워가 아닌 옆으로 퍼져나가는 파워를 원한다.

그간 읽은 책들이 다소 무거웠기에, 속시원해지고자 읽었던 책이 오히려 가장 무거운 책이었다니 완전히 속았다.

모든 여성들이 읽어야 하는 책이다. 모든 남성들도 읽어야 하는 책이다.
하지만 누가 더 열심히 읽을지는 안봐도 투명하다.

남성들은 타래가 없어도 이렇게 속편하게 사는데...

언젠가는 '옛날엔 남자와 여자가 평등하지 않았단다.' 라고 웃으며 회상하는 날이 올까.

 

 

인상깊은 구절

1. 세계 전역뿐만 아니라 바로 여기 미국에서도 이상한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인터넷에서 볼 수 있다.
소년들이 더욱 강해 보이기 위해서 여장을 한다.
소녀들은 힘의 의미를 떨쳐 버리기 위해, 늑대를 양의 탈에 가두려고 남장을 한다.
웨스트보로 침례교회에는 '심판의 날'이 다가왔다고 믿는 새로운 광신도들로 넘쳐 난다.

 

2. "예수님은 아들이야. 하지만 아들은 어머니 에게서 나오지. 생각해 봐. 하나님과 이 세계 중에서 무엇이 더 위대하지?"
소녀들은 이미 수녀들에게 배워서 알고 있다.
"하나님이 더 위대해. 하나님이 세상을 만드셨으니까."
이브가 말한다. "창조된 것보다 창조하는 쪽이 더 위대한 거네?"
"그럴 거야."
"그럼 어머니와 아들 중에 누가 더 위대하지?"

 

3. 우리에겐 남자들을 보호해 줄 법이 필요해. 여자들한테는 통금이 생겨야 하고.

정부가 치료법 '연구'에 모든 예산을 쏟아붓게 해야 해. 남자들이 일어나서 인정받게 만들어야 해.

여자를 숭배하는 호모 새끼들이 지배하고 있어. 그놈들을 잘라 내야 해.

 

4. 물론 당신처럼 훌륭한 남자는 해당되지 않죠. 하지만 일부 극단적인 웹 사이트에서 나오는 메시지랍니다.

그래서 노스스타 여성들에게 더 강한 권한이 필요하고요. 극단주의자들로부터 우리를 지켜야 하니까요.
매트는 침울한 표정으로 고래를 끄덕인다. 남성 인권 운동을 벌이는 사람들 탓이죠.

그들은 너무 극단적이에요. 사실상 그들이 이런 반응을 일으킨 것이죠.
이제 우리가 스스로를 지켜야 합니다. 매트는 미소 짓는다.

잠시 쉰 뒤에, 집에서 연습할 수 있는 재미있는 호신술을 몇 가지 알아보겠습니다. 일 분 단위로 뉴스 나갑니다.

 

키워드 : 파워, 타래, 어머니 이브, 가모장제
꼬리(연결고리) : 이갈리아의 딸들, 우먼월드

-미러링의 시초. 힘이 있는 여성들이 남성들을 어떻게 대하는지 비교해보자.

-남자 없는 세상은 과연 어떤 모습일지. 정말 큰 일이 나는지 살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