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 여자라는 문제-20.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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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역사의 쓰레기 통에서 건져 낸 여성들'
세계여성의 날을 기념하여 읽은 두번째 책.
세상에 이렇게 멋진 책을 왜 이제 읽었지.
읽어야지 생각하고 장바구니에 담아놓고서는 까맣게 잊고있었다. 뒤늦게 읽은것을 땅을 치며 후회할만큼 멋진 책이었다.
역사에서 지워진 여성들에 대한 이야기를 이렇게 위트있게 풀어낼 수 있다니.
아마 이 책을 읽는 여성독자들은 이 슬픈 이야기를 읽으며 깔깔거리며 웃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우리는 '적당히'를 모르는 여성들이니까 웃다가 쓰러질지도 모른다.
우리는 그들보다 뇌가 140g이나 적어서 이제야 서로의 목소리를 이해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펜을 들 수 있을정도의 힘이 없기때문에 서로 연대하지 않고는 이 고난을 이겨내지 못한다.
우리는 천재들만이 할 수 있는 독창적인 머리를 할 수 없기때문에 머리를 깎는다.
우리는 공부를 오래할수록 내 아이가 쪼그라들 가능성이 높아지기에 비출산을 지향한다.
우리의 이야기는 '몸만 큰 아이'인 우리들이 역사의 쓰레기통에서 수많은 '몸만 큰 아이'를 구해내는 순간부터 시작되었다.
이제 우리는 머리도 큰 어른이 되었고, 몸도 머리도 큰 그들(진짜 인간)의 전유물들을 하나 둘씩
당당하게 요구할 수 있는 힘과 지혜가 생겼다.
이제 우리는 펜을 들 수 있고, 원한다면 칼도 들 수 있다.
베어내야 할 가시덩쿨이 아직 많이 남았지만 '여자다운 정신'으로 다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기가 꺾이지 않은 적당히를 모르는 여성들이니까.
인상깊은 구절
1. 계몽주의 시대의 산만한 천재이자 선천적 노출증 환자였던 장 자크 루소는 (중략)
그는 자신의 자녀들을 일찌감치 고아원으로 보내버렸는데, 이 역시 어릴 때 기를 꺾어놓기 위해서였지.
2. 수영 또한 여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없는 활동이었고 많은 여성들이 물속으로 가라앉았지.
무거운 수영복 때문이었네. 이런 수영복은 조신함을 강조하는 동시에 감기 예방까지 해주니 일석이조가 아니었겠나.
3. 여자들은 너무 연약해서 펜 하나를 들기만 해도 지쳐 쓰러질 지경이었지.
펜을 들고 글을 쓰면 철분결핍으로 야기되는 위황병에 걸리곤 했고 글쓰기는 심지어
혈액 순환을 방해하고자궁 탈출증을 유발하기도 했다네. 그런데 그건... 코르셋 때문 아닌가?
4. 여자들은 여자 피카소까지는 배출해내지 못했는데,
피카소의 뮤즈들이 얼마나 많이 자살했는지를 고려하면 차라리 다행인 일이지.
5. 여자는 이게 문제야. 항상 '적당히'를 모르고 끝을 보려고 하지
사족
아무렇지 않게 덤덤하게 풀어내는데, 이 웃픈 이야기에 웃지않을 수 없었다.
적절한 그림까지 함께 있으니 웬만한 개그프로보다 이 책 한 권이 훨씬 낫다.
아, 나는 뇌가 작아서 남자들의 개그는 이해할 수 없는걸 어떡해~~
키워드 : 역사, 페미니즘, 여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