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사하맨션-20.02.18~03.01
한국소설 | 사하맨션 | 전자책 | 조남주 | 민음사 | ★★★★☆ |
후기 '사람답게 산다는 것'
서점에서 우연히 발견하고는 읽어야지 읽어야지 했던 사하맨션.
2020년 첫 독서로 선택.
82년생 김지영으로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조남주 작가님의 작품이라 더 기대됐다.
하나의 도시가 대기업의 주도아래 독립된 국가가되는 과정을 여실히 보여준다.
나름의 반전이 있는 지극히 현실적인 소설.
계급에 속하지도 못한 소외받은 시민들(사하)의 삶을 에피소드 형식으로 풀어냈다.
흔히 볼 수 있는 '그들은 결국 체제를 벗어나 행복했대요.' 라는 결말은 없다.
과하다 싶을정도의 열린 결말로 약간의 찝찝함을 안겨준다.
그럼에도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사하맨션의 '타운'이 보여주는 모습들이 현대사회와 굉장히 닮았고, 현대사회의 문제점과 닮았기 때문이다.
잘못된 체제들을 고발하는 책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이 이상한 도시국가에 순응하며 살아가던 사하주민들이 '제대로 된 삶'을 갈망하는 순간
잔잔한 수면 위로 돌멩이가 던져진다.
그 돌멩이는 소리없이 가라앉기도, 잔물결을 불러오기도 한다.
한 국가의 체제유지를 위해 희생된 L2와 사하주민들. 그들은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
적어도 지금보다 더 불행하지는 않으리라 믿고싶다.
사람답게 산다는 것의 정의가 무엇일까. 깊게 생각하게 되는 책이었다.
인상깊은 구절
1. "왜 봄이 안 오죠?'
"지금은 3월이고 3월부터는 봄이야.이 눈이 늦은거지.이 눈만 멈추면 진짜 봄이야."
"눈이 안 멈출 것 같아요.제가 멈출 것 같아요."
은진은 슬프다는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참담함을 느꼈다.울컥 목울대가 떨려오는 것을 꾹 누르며 물었다.
"슬프니?"
"무서워요"
2. 원장은 아이를 낳지않겠다는 결정은 아이를 낳겠다는 결정만큼 소중하고 존중받아야 하고
그래서 아이를 낳는 곳은 아이를 낳지 않는 곳도 되어야 한다고 믿었다. (중략)
무엇보다 한 번의 실수로 한 사람의 인생이 무너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사족
누군가는 이 소설이 지극히 페미니즘적인 도서라고 했다.
남자 에피소드가 거의 없다는 이유였다.
시중에 남자소설이 넘쳐나는데 굳이 사하맨션까지 그럴 필요는 없지.
조남주 작가닝 의 차기작이 기대되는 이유 중 하나.
키워드 : 사하, 계급사회, 도시국가, 통제, 나비혁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