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4. 우리가 지켜야 할 동물들-20.10.14
어린이 과학/사회 |
우리가 지켜야 할 동물들 |
종이책 | 마틴 젠킨스(글) 톰 프로스트 (그림) |
이순영 | 북극곰 | ★★★★★ |
후기 '사라져가는 동물들을 위해'
내용도 알차지만, 그래픽이 굉장히 아름다운 책.
"지금처럼 빨리 지구에서 동물들이 사라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어요.
앞으로 우리는 어떤 세상에서 살게 될까요?"
인간으로 인해 멸종위기에 처하고, 인간으로 인해 보호받는 다양한 동물들.
가축 개체수를 제어할 수 없자 상위 포식자를 들이고, 그 포식자로 인해 토종 동물이 목숨을 잃는 악순환.
혹은 개간으로 인해 토종 동물이 서식지와 먹이를 잃고 민가나 깊은 산속으로 내몰리는 흔한 광경들.
밀렵으로, 식량으로 혹은 인간 보호를 목적으로. 지금 이 시간에도 수백, 수천마리의 동물이 다양한 이유로 목숨을 잃고 있다.
많은 사람이 노력한 끝에 개체수가 늘어난 종이 있는가하면, 무분별한 밀렵으로 여전히 멸종위기 단계인 종도 있다.
지키는 것도 해치는 것도 인간의 손으로 이뤄지는 것을 보면서 마음이 복잡해졌다.
동시에, 인간이 과연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개입해야 옳은가 하는 의문이 생겼다.
포식자를 전멸시키는 행위가 또다른 멸종위기종을 만드는 것은 아닌지.
혹은 어미가 자리를 비운 둥지에 담요를 덮어준다거나,
인위적으로 포식자를 쫓아내는 방식이 오히려 인간에게 의존하게 만들지 않을까.
보호해야 하는 종과 그렇지 않은 종을 나누는 것은 지극히 인간 중심적인 사고는 아닌지.
(멸종위기종이자 유해조수인)고라니 혹은 (멸종위기종이자 바이러스 숙주로 분석되고 있는)천산갑처럼.
<이너 시티 이야기>에서 상어에 관한 글을 읽은 탓인지 자연스럽게 이런 방향으로 생각하게 된다.
천적이니 어쩌니 해도 인간이 없었더라면 멸종이 늦춰졌을 동물들 아닌가. (그런 의미에선 역시 인간이 최상위포식자다...)
지키거나, 혹은 해치거나. 양극단으로 치닫는 모습을 보면서, 인간 또한 멸종위기에 처할 날이 머지않았다는 강한 기시감이 든다.
위의 의문과는 별개로 읽는 내내 이산화작가의 <밀수>가 떠오른걸 보니, 아무래도 다시 읽어봐야 할 듯 싶다.
인상깊은 구절
1. 두루미는 새끼를 기를 수 있는 조용한 습지가 필요한데 더는 빈 땅이 없기 때문이에요.
2. 지구온난화 현상을 막으려면 단순히 북극해에서뿐만 아니라 지구 전체에 끼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 세계적인 노력이 필요해요. 이제는 노력할 수 있는 시간조차 너무 빨리 줄어들고 있어요.
3. 피지줄무늬이구아나를 괴롭히는 가장 큰 문제는 섬에 살고 있는 쥐예요.
그리고 쥐를 줄이려고 가끔 섬으로 고양이를 들여오는데 고양이들이 오히려 피지줄무늬이구아나를 잡아먹기도 해요.
4. 콘도르의 숫자는 점점 줄어들었어요. 왜냐하면 콘도르가 가축을 잡아먹는다고 잘못 알았던 목장 주인들이 콘도르를
마구잡이로 사냥했기 때문이에요. 게다가 콘도르가 주로 먹는 죽은 동물에 박힌 총알이 문제였어요.
총알의 납 성분이 콘도르에게 납중독을 일으킨 거예요.
5. 노랑배측범잠자리가 살던 많은 강에서 최근 몇 년 사이 마구잡이 개발을 하고 말았어요.
강바닥에서 모래와 자갈을 파내고 강둑을 일자로 만들었어요. 이런 마구잡이 개발 때문에 물살은 빨라지고 애벌레가 살 수 있는
진흙은 모두 물살에 쓸려 가버렸어요. 강둑의 기울기도 가팔라져서 애벌레가 잠자리로 탈바꿈했을 때 안전하게 날아오를 수 있는
공간이 없어졌어요.
키워드: 멸종위기종, 동물보호, 포식자, 토종 동물, 개체수 보존
꼬리(연결고리): 이너 시티 이야기, 밀수
- 늦었다고 생각될 때가 돌이킬 수 있는 마지막 지점이다. 인간에게 남은 선택지는 단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