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2. 위치스 딜리버리-20.09.21~09.23
한국소설 | 위치스 딜리버리 | 전자책 | 전삼혜 | 안전가옥 | ★★★★★ |
후기 '청소기와 에어프라이어'
성남 어반 판타지. 성남 지리에 빠삭한 사람이 보면 더 실감나고 재밌을 듯 하다.
책장을 덮고 나서 처음 내뱉은 말은 “아, 재밌다!”
적당한 무모함과, 물불 가리지 않는 정의감,
그리고 도움을 요청할 때를 아는, 삼박자를 골고루 갖춘 예비마녀와 초능력자 콤비의 이야기.
우정을 바탕으로 한 소년 소녀의 성장물을 기다렸다.
힘차게 외치는 고라니 울음소리로 시작해서 겉바속촉한 우정이야기로 끝난다.
이게 무슨 소리냐고요? 정말로 그렇다구요. 읽어봐야 압니다.
한가지 힌트를 남기자면 위키드 'Defying gravity', 엑시트 '슈퍼히어로'가 사실상 테마곡이나 마찬가지다.
고라니 울음소리 등장이 너무 강렬해서 '이게 도대체 무슨 소설인가' 싶었는데, 고라니는 지나가는 엑스트라쯤 된다.
한국에선 유해조수이지만 세계적으로는 희귀동물인 그 애매모호한 입지 정도의 비중이다.
이야기를 끌어가는 것은 끊임없이 통제하려드는 어른들 사이에서 적당히 치고 빠지며 자기 앞길을 개척하는 학생들이다.
‘이런 일은 어른들한테 맡기고 숨어있어!’라고 외친다면, 당신은 99.9%의 확률로 꼰대다.
우리도 학창시절에는 우정이라는 이름하에 뭐든지 해결가능 할 것 같았던 시기가 있잖은가.
무모하다 했지만, 앞길을 가로막는 장애물 앞에 주저하는 어른들과 달리 정의감과 용기로 대차게 맞선다.
그리고 현역(?)답게 빠른 두뇌회전을 선보이내며 능수능란하게 대처한다.
모든 것을 해결한 뒤에 능력 밖의 뒤처리는 어른들에게 맡기기도 한다.
그야말로 ‘자기파악’이 되는 아이들이다.
그러니 잔소리는 잠시 넣어두고, 이들의 도전과 성장을 너그러이 봐주었으면 한다.
바람만 불어도 깔깔깔 웃게되는 그 시기만의 유쾌함과 발랄함을 함께 즐겨보자.
시대를 따라 기술이 발전하듯이, 당연하다 여기던 풍경들이 변하곤 한다.
마녀배달부 키키의 빗자루가 청소기로 바뀌면 이런 기분일까.
‘요즘 아이들은 달라도 뭐가 달라’하는 말을 입버릇처럼 내뱉곤 했는데,
역시 뭐가 달라도 다른 것 같기도 하고, 나만 다른 학창시절을 보낸 것 같기도 하다.
어쨌든 학창시절 우정만큼은 변치않는 진심이다.
이들의 성장을 좀 더 지켜보고싶은 관계로, <보건교사 안은영>처럼 에피소드가 엮인 장편으로 나왔으면 한다.
청소기와 에어프라이어에 먼지 앉으면 안되잖아요? 부디 늦지않게 돌아오소서. (오늘부터 존버단 돌입)
+) 초능력자 학교이름이 김앤장이라서 빵터졌다구요...ㅠㅠ
돈만 쥐어주면 어떤 비리입학이든 흔적조차 남기지 않고 해결해 줄 것 같잖아 ㅠㅠㅠ
고라니 울음소리 묘사(40대 아저씨를 한겨울 폭포에 집어 던지면 날 법한 소리)에서 디비짐.
키워드: 마녀, 몽마, 머리카락, 청소기, 초능력자, 메뚜기, 군고구마, 에어프라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