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 30번 곰-20.06.04

그림책 | 30번 곰 | 종이책 | 지경애 | 다림 | ★★★★★ |
후기 '난민 곰들은 어디에 정착할 수 있을까'
지구온난화로 더이상 북극에서 살지 못하게 된 북극곰들이 도시로 왔다.
매스컴은 가슴에 번호표를 단 '기후 난민' 곰들이 이집저집으로 분양되는 모습을 생중계했다.
가방을 멘 북금곰의 모습은 모두의 이목을 끌었다.
기업들은 앞다투어 북극곰을 위한 많은 냉장고를 생산했다. 북극곰을 분양하는 펫샵들이 생겼다.
어느날 30번 곰은 펫샵 유리창 너머로 분양대기중인 아기 북극곰의 눈을 보았다.
어쩐지 그 눈동자가 계속 아른거린다. 하루가 멀다하고 유기북극곰에 대한 뉴스가 보도된다.
살아남기 위해 도시로 왔을뿐인데, 이곳에서도 생존의 위협을 느낀다.
북극에서도, 도시에서도 살 수 없게된 난민 곰들은 어디에 정착하게 될까.
아니, 그들이 정착할 수 있는 곳이 지구상에 존재하고 있을까.
이 책은 환경문제, 유기동물 문제를 함께 다루고 있다.
북극곰을 위해 마련한 신형 냉장고는 구형 냉장고 쓰레기를 대거 생성하고, 전력낭비를 야기했다.
우후죽순 생겨나는 펫샵들은 북극곰이라는 애완동물 붐을 일으키는 동시에 유기곰이 늘어나는데 일조했다.
매스컴을 통해 인기를 끌었던 반려동물과 동일한 품종이 이후에 거리로, 보호소로 유기되는 모습은 매번 볼 수 있는 광경이다.
먼 바다를 헤엄치던 죽은 고래의 뱃속에서 플라스틱 쓰레기가 발견되었다는 뉴스가 보도된다.
다큐멘터리에서 보여주는 황폐한 들판, 쓰레기로 가득한 바다, 눈물 맺힌 동물의 눈은 마치 남의 일인듯 멀게만 느껴진다.
세상이 빨라질수록 자연 또한 급속도로 파괴되고 있다. 산지 개발로 거리로 내몰린 산짐승들이 교통사고를 당하는 일이 흔해졌다.
동식물과 더불어 살아가야하는 자연은 더이상 동물이 아닌, 인간편의 위주로 개발된다.
'지구에서 인간이 제일 해로우므로, 인간이 사라지는게 낫다.'는 농담은 더 이상 우스갯소리가 아니다.
한 뉴스를 보았다. 인간과 거래를 하기 위해 바닷속 물건들을 꺼내오는 돌고래 이야기였다.
돌고래가 원하는 것은 단 하나, 먹이이다. 이는 인간과 돌고래 사이의 거래가 성립될 때까지 시도된다고 한다.
돌고래가 똑똑하다느니, 귀엽다느니 반응하기에는 이들의 모습이 눈물겹다.
가지고 나오는 물건들의 대부분이 버려진 쓰레기이기 때문이다.
인간이 버린 쓰레기로 터전을 잃고, 그 쓰레기를 통해 먹이를 얻어야만 한다.
어쩌면, 살기위해 인간의 품으로 찾아오는 난민 곰의 이야기는 상상에서 그치지 않을지도 모른다.
뒷면지에 그려진 폐기된 냉장고들이 오래오래 생각날 것 같다.
키워드: 30번 곰, 기후난민, 북극곰, 냉장고, 펫샵, 유기곰, 지구온난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