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 괴물들의 저녁파티-20.05.27

그림책 | 괴물들의 저녁파티 |
종이책 | 엠마 야렛 | 이순영 | 북극곰 | ★★★★★ |
후기 '우리는 모두 친구 피까피까(?)'
이쯤되면 내가 사랑하지 않는 그림책이 있는가 싶기도 한데... 어쨌든, 이 책도 내가 정말 사랑하는 책이다.
'저 귀여운 핑크색 괴물이 꼬마아이를 어떻게 잡아먹겠다는 거야.'라는 웃음은 잠시 후 ,
앞 면지에 기록된 레시피들을 보고 '역시 괴물은 무서워'가 된다.
무서운 괴물에게 납치된 아이가 순간의 재치로 상황을 모면하고, 괴물과 진정한 친구가 되는 이야기이다.
'해와 달' 오누이나, '떡 하나주면' 호랑이, '늑대와 아기염소', '빨간망토'가 생각나기도 하는걸 보면
이런류의 이야기는 아이들에게 교훈을 주기 좋은 만국공통의 소재인가보다.
위에 언급한 동화들은 악당들이 죽거나 벌을 받지만,
이 책은 괴물들과 아이가 우정을 쌓는다는 정도의 사소한(?) 차이점이 있다고 보면 된다.
배가 고픈 분홍괴물은 아이를 납치한다.
괴물은 혼자서 이 좋은 저녁을 먹기엔 아깝다고 생각하고, 다른 괴물들에게 초대장을 보낸다.
1. 육즙이 풍부한 고기를 좋아하는 장튼튼 -초콜렛 케이크를 먹으면 통통해진다.
2. 짭짤한 음식을 좋아하는 아이짜 -바다에서 수영을 하면 짭짤해질 것이다.
3. 질퍽하고 끈적한 음식을 좋아하는 후루룩 쩝쩝형제 -진흙탕에서 목욕을 하면 끈적끈적해진다.
4. 차가운 음식을 좋아하는 털뭉치 -눈괴물을 만들면 차가워진다.
다섯 괴물이 답장에 적은 요구사항에 아이는 순간적이 재치로 상황을 모면한다.
각종 경험들을 하며 분홍괴물은 즐거움과 행복을 느끼고, 점차 '아이를 꼭 먹어야 할까'라는 의문을 갖게 된다.
하지만, 이미 괴물들을 초대해버렸다. 분홍괴물은 이 상황을 어떻게 해결할까?
아이의 순간적인 재치에 집중하기엔 이들의 우정이 빛나는 책이다.
그림책이 아닌 형태로 만났다면 틀림없이 '납치'라는 행위 자체에 시선이 갔을것이다. (자꾸만 어른의 시선으로 보고있음)
아이의 순수함과 천진난만함은 그 어떤 괴물이라도 녹이는 것일까.
(그렇게 생각하면 온갖 종류의 아동범죄 흉악범들은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 것일까....< 이또한 어른의 시선이다.)
앞 면지와 뒷 면지의 각기다른 레시피를 보고있으면,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는 온갖 종류의 우정이 생각난다.
그러니까 이 책은 기대했던 것과는 다르게(?), 성별 · 인종 · 종족을 떠나서 모두와 우정을 쌓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사실 이렇게 단순하게 해석하기에는 더 많은 생각할 거리가 있는데,
이정도 선에서 정리해보기로 한다. (아이의 시선에 머무르고 싶어서 노력중이다.)
각 페이지마다 등장하는 네개의 편지를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작가의 전작인 <우리집에 용이 나타났어요>와 함께, 아이들과 각종 놀이를 하기에 딱 알맞을 책이다.
키워드: 분홍괴물, 장튼튼, 아이짜, 후루룩 쩝쩝, 털뭉치, 저녁식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