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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독서기록

53. 인생을 고르는 여자들-20.05.02

by 독서의 흔적 2020. 5. 3.

영미소설

인생을 고르는

여자들

종이책 레슬리 피어스 도현승 나무의 철학 ★★★★★

 

후기 '가정폭력에 맞서는 여성들의 살기위한 연대'

띠지의 문구도, 제목도 책이 담고있는 내용에 비하면 2% 부족한 느낌.

간만에 내가 원하던 스토리를 만났다. 다 읽고나서 불쾌함도, 찝찝함도 남지 않는 소설 오랜만이다.

사건 해결에 있어서 답답한 서사도 없고, 가해자가 적절하게 처벌받는 것까지 모자람이 없다.

<이름없는 여자들>, <그리고 여자들은 침묵하지 않았다>를 보면서 기대와는 다른 내용에 실망했었다.

그래서 '여자들'이라는 제목있는 책은 더 이상 믿지 않겠다고 다짐했는데, 역시 세상에 책은 많고 예외는 존재하네요.

1960년 영국 벡스힐. 케이티(주인공)의 앞집에 사는 글로리아와 둘째 딸이 화재로 인해 목숨을 잃는다.

경찰들은 방화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증거를 발견하고, 앨버트(케이티의 아빠)를 용의자로 지목하고 체포한다.

답답한 가정을 떠나 새 삶을 살기위해 런던으로 떠났던 케이티는

아빠의 누명을 벗기기 위해 범행증거물(적갈색재규어)을 찾아다닌다.

범행에 이용된 차량을 찾음과 동시에 케이티는 어딘가로 납치당하는데...

그녀는 과연 무사히 돌아올 수 있을까? 

여성 연대를 통해 서로를 치유하고, 구출하고, 삶을 찾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케이티는 토요일이면 글로리아의 집 앞에 나타나는 검은색 차량과 그 차에서 내리는 여성들의 정체를 궁금해했다.

화재사건 후 독자적인 조사에 따르면 글로리아는 가정폭력 피해자 여성들을 도와주고 있었다.

케이티는 아빠를 위해 에드나(글로리아의 동료)를 찾아가고,

그가 넘겨준 노트를 통해 생각보다 많은 피해자들이 있음에 놀란다.

납치당한 케이티를 찾고자 에드나는 더 큰 용기를 내고,

질리(케이티의 절친)는 남성들을 모아 케이티 구출 작전에 나서 그를 구출하기에 이른다.

큰 사건 하나에 무수히 많은 연대가 엮여있다. (역시 여자는 여자가 구하는 것인가)

1960년대라는 설정을 생각하면, 굉장한 용기를 냈다고 봐야하는 케이티, 질리 등의 여성인물들. 

아마도 그것은 여성을 향한 동료애. 전체를 아우르는 것은 사랑이란 이름의 연대였다.

그것이 연애이든, 가족이든, 동료이든 간에 아무튼 사랑이었다.

연애감정의 '사랑'은 부수적인 것으로 다뤄서 더 좋았다.

찰스(케이티의 상대)가 케이티를 구하기 위해 사방팔방으로 뛰어다니지만,

결국 결정적인 행동은 질리가 하는 점이 최고였다. (어려움에 처한 여성을 남성이 구해내는 서사는 이제 재미없다구요.)

적절히 등장할때 등장하고, 빠질때 빠지는. 낄끼빠빠.

찰스는 주변인으로 머무르고 케이티가 주체적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짜릿함을 느꼈다.

여성의 외모나 피해자에 대한 참혹한 묘사가 눈꼽만큼이라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그중 제일 인상적인 것은 엄마인 힐다와 케이티의 이야기 였는데, 자세한 언급은 스포가 될 수 있으니 생략한다.

이쯤에서 '인생을 고르는' 이라는 제목이 옳은가 하는 의문이 생긴다.

1. 집을 구하고 가정폭력을 벗어난다 vs 다시 집으로 돌아간다

2. 위험에 처한 여성을 돕는다 vs 외면한다

3. 직접 사건해결을 한다 vs 경찰의 손에 맡긴다

의 선택지에서 오는 '고르는'이라면, 이들의 연대를 뭉뚱그리는 단어라고 생각한다.

그도 그럴게 무언가를 선택한다고 치면, 언제나 더 나은 선택은 없는지 후회하는 때가 오는 법이니까.

'인생을 찾는 여자들' 정도면 어떨까 싶다. (마음대로 제목 바꾸는 중)

생각 할 틈 없이 적당히 속도감 나는 책이었다. 조금만...조금만 더 하다가 결국 마지막장을 넘기고 있었다.

아무튼, 한번만 더 '여자들' 스릴러를 믿어보도록 해볼까나- 

 

인상깊은 구절

시작은 잘못됐어도 네가 내 안에서 움직이는 순간, 나는 너를 사랑하게 될 걸 알았어

 

키워드: 가정폭력, 여성연대
꼬리: 이름없는 여자들, 그리고 여자들은 침묵하지 않았다

-이 두 책에서도 여성연대를 볼 수 있지만, '인생을 고르는 여자들'에 비해 아쉬운 스토리는 감안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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